원·달러 환율, 정국 불안에 최근 빠르게 상승
전기차 캐즘·트럼프 재집권 이어 ‘3중고’
韓 배터리 3사, 美 공장 지으려 달러로 조달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원화 가치 하락)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SDI(255,000원 ▲ 6,500 2.62%), 엘지에너지솔루션(404,500원 ▲ 26,500 7.01%), SK 온, 등은 전기차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달러화로 자금을 빌려 미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했는데,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채무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10월 초까지 1300원대 초반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로 지금까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비상계엄 사태, 탄핵 등 국내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면서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9거래일 연속 14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상단을 1460원대 중반까지 제시하는 등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12일에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내린 1431.9원에 마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거액의 달러 부채를 갖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6조8284억원의 미국 달러화 부채를 갖고 있다. 9월 말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이었는데, 현재는 100원 이상 오른 상황이라 달러 부채 규모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연간 23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SK온의 달러 부채 규모는 올 3분기 말 기준 3조4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조5696억원의 달러 부채를 갖고 있던 지난해 말보다 약 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삼성SDI의 경우 3분기 보고서에는 달러 부채 규모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4조4311억원의 채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은 분기 보고서에서 환율이 5% 오를 경우 177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했다.
배터리 3사의 달러 부채 규모는 최근 몇 년 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이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도입되면서, 현지에 공장을 짓기 위해 달러화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IRA에 따른 전기차 시장 확대 효과는 내년부터 커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업황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년에도 강달러,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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